앞 블러그에서 살펴봤듯이 바탕식물은 공간을 채우고=filler, 배경=backdrop이 되어 준다. 바탕식물 자체의 시각적인 가치과 상관없이 중점식물=primary plants을 돋보이게 하고 특징을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이 둘을 랜덤하게 배치하는 것보다 어떤 차별성을 둠으로써 시각적인 흥미도를 높일 수 있다.
가장 순수한 자연스러운 형태의 바탕식재는 새풀 초지(grass meadow)를 만들고 그 안에 한정된 수의 여러해살이 풀을 반복하는 것이다. 아래 네덜란드 프로젝트를 통해 자세히 살펴보자.
건물의 북쪽에 위치한 정원에 사용될 식물들
정향풀 '블루 아이스' 꽃, 정향풀과 다르메라의 눈부신 가을단풍 (왼쪽부터, 출처: 구글)
반상록성 여러해살이 풀인 텔리마(오른쪽)는 키가 작고 (80cm, spread 30cm) 무더기(clump-forming)를 이룬다. 덕분에 곧게 서는 몰리니아(왼쪽, 중앙) 잎 사이 틈새를 채워주고 맨땅을 최대한 가려준다. (출처: 베스채토 (Beth Chatto) 웹사이트 & 구글)
위 도면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중점식물 대부분은 작은 그룹(Small Groups of Repeating Primary Plants)으로 구성되어 부지전체에 일정한 간격으로 반복된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식물을 배치하는 순서도 중요한데,
나무(흑자작나무, Multi-stem)는 아직 어려 이웃한 여러해살이풀 식재에 뿌리로 인한 영향이 미미할 것이고 어떤 경우든 비교적 밝은 그늘(Light shade)을 드리운다. 나무 밑둥 주변으로 그늘에서 잘 견디고 나무뿌리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식물들을 혼합하여 그룹으로 심은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어쨌든 시간이 지나면 일부 여러해살이풀은 없어질 것이다.
나무주변 식재 순서:
게라니움(25%), 살비아(25%)는 제곱미터당 7-9개
1을 심은 후 틈새에 호북대상화(50%)로 채움
나머지 공간 식재 순서:
정향풀
사양등골나물
다르메라
좀새풀
개미취
중방울새풀
남은 공간은 몰리니아를 3개, 5개, 7개씩 그룹으로 배치하고 마지막은 텔리마로 채움
몰리나아, 텔리마로 구성된 바탕식재에 작은 그룹으로 구성된 중점식물을 반복해서 심었다(small groups of repeating primary plants). 이제 이 식물들이 실재로 심겨졌을 때 어떤 모습일 지 머리속에 상상이 되는가?
참고: Planting: A New Perspective by Piet Oudolf & Noel Kingsbury, 식재디자인 새로운 정원을 꿈꾸며 (옮긴이 오세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