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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_부산시 기장군 좌광천 vs 뉴욕시

최종 수정일: 2023년 12월 25일

내가 살고 있는 부산시 기장군 좌광천의 식재, 이대로 충분히 매력적인가?라는 질문을 가끔 나한테 던져보곤 한다. 뭐 굳이 너무 매력적일 필요는 없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운동을 하고 휴식을 취하는 이 공공공간을 21세기 식재디자인의 핵심개념을 적용해서 다양한 여러해살이 풀 중심의 흥미로운 식재를 구현해보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해 본다. 너무 익숙해서 따분한 전통적인 식재 즉 한 종류의 식물을 블록으로 모아 심는 20세기 단일종 블록 식재 관행을 뒤로 하고 말이다. (아마도 인건비, 경비 절감과 담당 공무원 혹은 조경회사의 식재와 디자인 마인드의 부족 때문이겠지만, 아우돌프 책에도 언급되어 있듯이 뉴욕시공원당국도 직선의 블록식재를 했으니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더 자유롭게 자연의 모습을 반영하는 21세기 Contemporary Planting Design을 살펴보고 이를 우리동네 좌광천 식재를 재창조하는 아이디어의 밑걸음으로 삼고자 한다. 여러분도 여러분 동네 산책로 식재를 더 큰 주변의 자연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지속가능하게 꾸며나갈 수 있을 지 새로운 관점으로 - 책의 제목이기도 한 New Perspective로 - 살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예술가적 상상력과 함께!

(왼쪽) 뉴욕시공원당국의 블록식재 (오른쪽) 아우돌프의 뉴욕 하이라인 자연형식재, 비록 같은 종을 모아심은 모습도 보이지만 경계를 허물고 서로서로 스며들며 반듯한 블록의 틀 밖으로 더 자연스럽게 흩어져 있는 모습 (출처: Planting: A New Perspective)


Contemporary Planting Design이란?

식물을 개별 단위로 정확히 배치하는 것에서 여러 종의 식물을 조합하여 군락 Plant Community* 형태로 심는다는 것이며, 각각의 식물을 덩어리로 모아심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식생 Vegetation**을 만드는 것이다. 블락으로 덩어리진 부분의 경계를 무너뜨려 보통의 야생들판에서 보듯이 블렌딩하고 믹스해서 질서정연하게 통제된 모습이 아닌 더 자유롭게 자연을 닮아가려는 방식이다.


*군락(Plant Community): 같은 식생에서 공생할 수 있는 식물조합으로 손이 많이 가지 않는다.

**식생(Vegetation): 어떤 일정한 장소에 모여사는 특유한 식물 집단


이 개념을 머리 속에 넣고 향후 야생초원을 마주할 때 다음 6가지 비주얼 특성을 생각하면서 살펴보면 자연형 식재 디자인이 어떤 것인지 마음으로 더 와 닿을 것이다.


자연식물군락의 6가지 비주얼적 특성

Intermingling 혼성 – 식물군락은 여러 종이 아주 촘촘히 뒤섞여 자란다.

Diversity 다양성 – 자세히 보면 눈에 보이는 이상의 다양한 식물종이 존재한다.

Complexity 복잡성 – 종의 다양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복잡하고 밀도가 있다.

Change 변화 – 분포 양상이 고르지 않고 종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면서 계속 변화는 것을 볼 수 있다.

Coherence/Unity 일관성/통일성 – 야생초원을 보면 전체는 녹색의 한 덩어리로 읽히고 그 사이에 색색의 점들이 흩뿌려진 모습이다. 가을, 겨울에는 갈색 덩어리의 씨송이들이 흩뿌려진 모습이 될 것이다. 복잡성 속의 단순성과 명료함이 통일감을 준다. 만약 복잡하기만 한다면? 중구난방의 랜덤한 모습으로 전체적인 그림이 읽히지 않을 것이다.

Distinction 차이 – 식물들 사이에서 칼라, 형태, 높이, 부피 (mass) 측면에서 극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식물들이 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색과 형태/높이를 결합하는 것이다.


이제 아래 이미지에서 6가지 비주얼 특성을 분석해 보자. 어떤가?

출처: Planting: A New Perspective



참 고: Planting: A New Perspective by Piet Oudolf & Noel Kingsbury, 식재디자인 새로운 정원을 꿈꾸며 (옮긴이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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