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기승을 부린 사나흘 그리고 단비가 내린 후의 풀내음 가득한 습기, 축축한 흙에서 지글지글 끓는 듯한 열기가 피어오르는 날로 5월은 이어졌다. 마치 아열대 유리온실 속에 있는 것처럼 끈적끈적하고 숨이 막히는 아보리텀, 하지만 여전히 a lot to explore each and everyday.
한날은 열대온실에서 Canna indica를 채종하면서 그리고 카렐 차페크의 '정원가의 열두달' 5월 편을 읽으며 컬렉터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친구는 요즘 그림을 사모은다고 했지만 나는 채종한 씨앗으로 수십개의 파종 화분을 복제시키듯 만들고 이들을 정성스레 키워 나와 고객의 정원에 내다 식재하거나 언젠가는 우리들의 Autumn Plant Fair를 열어 식물을 쉐어링하는 축제를 열면 어떨까 상상해 본다.
Canna indica의 검은 씨앗에서 붉은 꽃이 피어나는 신비로운 과정을 타임랩스에 담아 Plant Fair에 오신 분들과 즐기는 그 날까지이 마음을 간직하고 있길.
5월 19일, 점심 후의 산책에서 할미꽃 (Pulsatilla koreana)이 지고 쥐오줌풀 (Valeriana fauriei)이 개화한 Succession Planting 현장을 목격한 순간 너무 기쁜 나머지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Support가 필요없는 꼿꼿한 쥐오줌풀이 열심히 꽃대를 올리고 있고 씨앗을 맺으려는 할미꽃이 이내 지상부 가까이 사라지게 되면 쥐오줌풀 옆엔 어떤 식물이 자리 잡을지!
쥐오줌풀(왼쪽)과 할미꽃
쥐오줌풀
쥐오줌풀
그리고 5월 말, 더위에 다소 지쳐갈 때 쯤 비비추원 끝자락에 자리한 길마가지나무 Lonicera harae makino (Early-blooming Ivory Honeysuckle)가 나에게 더할 나위 없는 빨간 하트 모양의 앙증맞은 열매로 위로를 전해 줬고 나는 이내 땅에 떨어진 열매를 발견하고 황급히 주워들며 또 다시 파종으로 생각이 이어졌다. 혹시, 6월에 나의 씨앗 컬렉션 포트폴리오에 어떤 식물들이 추가되어 있을지 궁금하다면 Please come back to my blog in two or three weeks’ time to find out!
길마가지나무의 하트모양 열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