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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_식물 층위의 이해와 디자인 응용

최종 수정일: 2023년 12월 25일


식물군락(Plant Communities)을 보고 있으면 어떨 때는 서로 다른 잎과 줄기들이 어떻게 어우러져 있는 지 쉽게 읽히는 반면 어떨 때는 마치 뒤엉킨 그물처럼 읽어내기가 쉽지 않은데, 식물 층위(Layer)라는 개념을 이해하면 비주얼적으로 그 실타래를 한결 쉽게 풀어낼 수 있다.


층위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정원사와 디자이너들에게는 공간을 구성하고(Structure), 식재를 계획하며 이를 시각화시키는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시공 과정 또한 심플하게 만들어 주는 장점이 있다.


오래된 숲을 예를 들어보면 여기는 층위가 아주 선명하다. 오래된 나무가 치밀한 수관층(Canopy)을 이루고 그 아래 큰키나무와 관목이 드문드문 자란다. 북미와 아시아에서는 단풍나무속, 층층나무속(Cornus), 진달래속 같은 작은 큰키나무나 큰 관목들이 이 부분을 차지하는데 재배환경(in cultivation)에서 자라는 모습과 비교하면 더 가늘고 펼쳐진 형태로 자란다. 유럽의 경우는 감탕나무속 (Ilex), 개암나무속(Corlyrus)이 차지하고 그 아래 여러해살이풀, 고사리류, 이끼류, 버섯류가 자란다. 덩굴식물(Climber)은 별도의 Conceptual Layer로 간주하는데 이유는 전체 식물 층위의 경계를 비주얼적으로 모호하게 뒤섞이게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초지 Meadow나 프레리 같은 초원 Grassland도 뚜렷하게 구분되지는 않지만 층위가 있다.


  • 우선 새풀이 우점하면서 하나의 층위를 이루고

  • 그 다음은 수명이 길고 곧게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 (예. 밥티시아속)

  • 그리고 보조적 역할을 하는 꽃이 피는 여러해살이풀은 규모는 작지만 다른 식물에 기대어 자라는 습성의 여러해살이풀과 함께 시각적으로 돋보이는 층위를 이룬다. (예. 쥐손이풀속, 크나우티아속)

  • 마지막으로 콩과, 나비나무속처럼 덩굴성 풀(Herbaceous Climber)들이 있다.


복잡함과 애매모호함을 디자인에서 덜어내면 보기 편하고 통일감을 준다. 이것은 층위라는 개념을 적용하여 식물을 구분함으로써 가능한데 디자인 과정을 명확하게 하면 식물 배치를 단순화시킬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다. 계획 단계에서는 2-3개 층위면 충분하며 물론 이러한 층위에 여러 종류의 식물 범주가 포함될 수도 있다.


뉴욕 하이라인의 경우는,

  • 하나의 층위가 빠져있는데 그것은 아주 높게 자르는 큰키나무층이다 (주변 아파트주민들의 민원방지를 위해서)

  • 일부 구간은 2개 층위로 뚜렷이 구분되는데, 하나는 관목층이고 다른 하나는 새풀/사초류(Grasses/Sedges)와 여러해살이풀로 이루어진 바닥층 (Ground Cover)이다.

  • 다른 구간에서는 바탕층(Matrix Layer)과 무더기나 그룹을 이루는 여러해살이풀층으로 층위가 구분되는데 이는 실질적인 구분보다는 개념적인 구분이다. 여기서 분산식물(Scatter Plants)는 세번째 층위로 볼 수 있다.

분홍색과 흰색 에키나세아 품종이 바탕식재인 새풀사이 이곳저곳에 흩어져 자란다. 뉴욕 하이라인에 자연식생 느낌을 주기 위한 디자인이다. 관목은 안개나무 (smoke Bush) cotinus coggygria. 몇 해마다 밑동을 바짝 잘라서 덤불처럼 자라게 하고 잎이 더 매력적이게 보이도록 한다.


Cotinus coggygria 'Royal Purple' 일명 Smoke Bush (Great Dixter 2018년 7월)


이러한 개념을 가지고 실제로 디자인을 할 때, 반투명 트레이싱지를 사용하면 아주 편리하다. 층위별로 도면을 하나씩 볼 수도 있고 한데 모아서 전체를 확인할 수도 있다. 시공할 때는 각각의 층위를 나누어 작업할 수 있기 때문에 앞서 말했듯이 식물을 배치하는 과정이 매우 간단해 진다.


반투명트레이싱지를 이용하여 층위별로 식재를 디자인할 수 있다. 복잡한 식재계획을 여러개의 단순한 과정으로 나누어 준다.


나무아래 바닥층을 여러해살이풀로 식재하는 것은 쉽게 시각화할 수 있지만, 새풀과 여러해살이풀로 이루어진 식재 층위는 다소 까다로울 수 있다. 각 층위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식물을 배치하는데: 어떤 층위는 단순한 바탕식재 (MATRIX PLANTS)일 수 있고, 다른 층위는 그룹으로 또 다른 층위는 분산식물(SCATTER PLANTS) 일 수 도 있다.


일반적으로,

  • 첫번째 층위Layer one는 바탕식재 혹은 대규모 블록이나 그룹을 아주 단순하게 디자인한다.

  • 그 위로 겹쳐지는 두번째 층위Layer two는 더 작은 크기의 그룹이나 섬세한 패턴으로 더 고운 식재 질감을 구사하는 작업이다 (a finer texture of planting – small groups or more intricate patterning)

  • 참고로 거칠 질감(coarse-textured)의 식물군락은 큰 무더기로 이루어 지고, 고운 질감(fine-textured)의 식물군락은 촘촘히 뒤섞여 자란다고 한다.

하이라인 도면 일부로 Layer one과 two 중앙에 있는 가로로 긴 빈 공간은 산책로를 말한다. Layer one은 비교적 탁트인 바탕식재로 도면 왼쪽 부분에 점으로 표시된 큰개기장 '하일리거 하인' Panicum 'heiliger hain'에서 오른쪽으로 서서히 크로스로 표시된 칼라마크로스티스 브라키드리카로 전이되는 것이 보인다. 이들은 1-1.5미터 간격으로 식재되어 있다. Layer two는 약 20여종의 늦게 꽃이 피는 다양한 여러새살이풀을 작은 무더기로 심고 이들이 새풀과 인터밍글링하도록 하였다. 인터밍글링 효과를 위해서 여러해살이풀의 식재밀도는 보통의 절반 수준으로 심어 서로 뒤섞여서 자라는 모습을 연출했고 새풀과 혼합되도록 했다. 남은 공간은 위에서 언급한 두 종류의 새풀보다 키가 작은 스포로볼루스 헤테롤레피스와 보우텔로우아 쿠르티펜둘라로 채웠다. 키가 큰 칼라마그로스티스와 큰개기장의 식재밀도를 줄이면 여러해살이풀들이 더 잘 보일 것이다. 새풀 사이사이로 꽃이 피는 여러해살이 풀들을 잘 보이도록 연출했기 때문에 시각적인 면에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Layer one은 큰개기장 '셰넌도어'와 몰리니아 '모어헥세'를 바탕식물로 심었고 그 안에 다른 새풀 블록들이 흩어져 있다. Layer two는 이니셜로 표시된 다양한 여러해살이풀이 느슨한 무더기로 흩어져 있다. 각각의 이니셜은 한개의 식물을 나타낸다.


여러해살이풀과 새풀이 우세한 오른쪽의 탁트인 공간에서 숲 아래에서 자라는 관목으로 이루어진 왼쪽 공간으로 전이가 이루어진다. 두 가지 층위의 도면이 다른 형태의 두 식생을 잘 보여 준다. Layer one의 왼쪽에 있는 원은 큰키나무와 관목 종들이 자랐을 때의 수관폭을 나타내고 오른쪽 기호는 여러해살이풀 무더기를 가르킨다. 두 가지 요소 모두 시각적 효과가 쉽게 읽힌다. Layer two는 왼쪽은 지피식물과 숲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이루어져 있고 오른쪽은 큰개기장 '하일리거 하인'이 바탕식물 역할을 한다. 그 사이 틈새는 또 다른 새풀로 채워진다. 또한 알뿌리식물과 봄에 꽃피는 여러해살이풀을 랜덤으로 배치했다.


자, 그럼 이제 위의 세가지 케이스를 Layer one 트레이싱지와 Layer two 트레이싱지를 오버레잉하는 상상을 하면 해보자. 그리고 나서 이 각각의 두 파일을 컴퓨터 상에서 한번 겹쳐 보자. 어떠한 그림이 상상으로 그려지는 지 궁금하다.


그리고 앞으로 정원을 방문할 때 층위개념을 염두에 두고 몇개의 레이어로 구성이 되어 있는지, 레이어들은 쉽게 읽히는 지 복잡하게 엉힌 실타래 같은 지, 전이의 양상이 있는 지 등을 파악해 보면 식재디자인을 읽어내는 연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Planting: A New Perspective by Piet Oudolf & Noel Kingsbury, 식재디자인 새로운 정원을 꿈꾸며 (옮긴이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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