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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_계절별 식재 디자인: 우선, 봄 Spring

최종 수정일: 2023년 12월 25일


봄 식재 디자인: 정말 알뿌리Bulbs 말고는 없을까?



겨울을 지나 생명의 활기와 역동성이 돋보이는 시기이므로 잎이 펼쳐지고 싹이 돋아나는 순간을 색과 함께 연출할 수 있다. 날이 풀렸다가 추워지기를 반복하면서 봄이 몇 달간 지속되는 부산과 같은 해양성 기후와 봄이 온 듯 안 온 듯 몇 주 만에 이내 기온이 훅 올라가 초여름의 기온을 보이는 중부 내륙의 대륙성 기후에서의 식물의 배치나 조합은 사뭇 다를 수 있다. 즉, 봄과 초여름의 기후가 혼재하는 곳에서는 작약과 수선화의 동시 개화를 기대할 수 있듯이 다른 기후대에서 볼 수 없는 배치나 조합도 가능하다. 도면을 2개 레이어로 구분하여 하나는 알뿌리 식물을 배치하고 나머지 하나는 여러해살이풀을 배치한다. 이렇게 작업하면 수선화와 카마시아처럼 잎이 무성한 알뿌리식물이 이제 막 자라나기 시작한 여름해살이풀에 그늘을 드리우는지 혹은 어린 여러해살이풀이 이른 시기부터 자랄 필요가 있는 부추속 Allium 식물들의 잎을 가리는지 확인할 수 있다 (부추속은 꽃이 필 즈음에 잎이 말라 버린다)



  • 해마다 꽃이 피는 알뿌리 식물 (단, 튤립은 예외)

수선화와 카마시아속 식물은 꽃이 지면 몇 주에 걸쳐 잎이 점점 보기 싫어지므로 그룹 식재보다는 랜덤하게 흩어 심는 것이 좋다. 늦봄이나 초여름에 왕성하게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지저분한 잎을 쉽게 가릴 수 있고 가려지지 않더라도 눈에 띌 정도로 도드라져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여하튼 여러해살이풀이 본격적으로 자라기 시작할 즈음에는 뿌리만 남고 말라 버리니 이 때부터는 신경쓸 필요가 전혀없다. 단, 지저분하다고 잎을 자르면 다음 해 꽃을 볼 수 없으니 주의!


무릇속 Scilla 알뿌리 식물, Kew Gardens 2018



  • 여름철에 휴면에 들어가는 여러해살이풀

일찍 꽃이 핀 뒤 잎이 빨리 마르는 여러해살이풀의 (주로 숲이나 숲가장자리에서 땅에 붙어 자란다) 여름철 휴면은 주로 기후에 의해 좌우된다. 앵초 종류인 Primula vulgaris는 보통 여름 내내 푸릇푸릇 하지만 덥고 건조한 여름에는 거의 모든 잎이 말라 휴면에 들어간다. 풀모나리아속 품종의 고운 잎은 해양성 기후에 가까운 곳에서는 여름 내내 즐길 수 있지만 이것은 기후에 따른 보너스지 역시 건조한 여름 기후에는 재간이 없다. 이 같은 종은 여러해살이 풀이 미처 잠에서 깨기도 전에 꽃이 피니 틈새를 채울 수 있고 또한 자라기 시작하는 여러해살이풀 무더기 사이에서 봄 햇살을 받으며 파릇파릇 빛을 발한다. 봄의 전령사 (the Herald of Spring)로 알려진 아네모네 네모로사도 아주 작지만 오래 지속되고 꾸준히 퍼지며 꽃이 진 뒤에 본격적으로 자라기 시작하는 여러해살이풀들과 잘 어우러진다.




아네모네 네모로사(Wood Anemone), 숲에서 자라는 식물들의 진정한 성장패턴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 자리 잡는 속도가 느리고 씨앗은 좀처럼 맺히지 않는데 일단 자리를 잡고 나면 크게 무리를 이룬다. 빛의 양이 계속 변화하고 주기적인 간섭이 일어나는 숲 가장자리에서는 살아남기 어렵거나 생장이 둔화될 수 있다. 따라서 완전히 그늘진 곳이나 홀로 자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 한해살이풀, 여러해살이풀, 수명이 짧고 봄에 꽃이 피는 여러해살이풀

가을에 싹트기 시작해서 봄이나 초여름에 꽃이 피는 한해살이풀과 두해살이풀은 여름에 꽃이 피는 여러해살이풀의 시기적 간극을 메우기에 제격이다. 짙은 보라색꽃과 은빛 씨송이가 특징인 루나리아 아누아 Lunaria annuna가 대표적이다. 제비꽃속 Viola에 속하는 여러 종도 봄철 다른 식물들의 아래에 나타나 씨앗을 퍼뜨리고 사라지는 방식으로 적응해 왔다.


Lunaria annuna 씨송이


  • 상록성 여러해살이풀

진정한 상록성 식물인 맥문동Liriope처럼 여러해동안 잎이 계속 푸르거나 헬레보루스속, 사초속, 꿩의밥속 Luzula처럼 한해 동안은 잎이 푸르다가 이듬해 봄에 새 잎으로 대체되기도 한다. 일부 식물은 지피식재로 대량 사용되어 너무 흔하고 식재방법이 흥미롭지가 않은데 여러해살이풀과 조합하여 보다 창의적인 방식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맥문동속과 맥문아재비속Ophiopogon은 극동아시아지역에서 수세기동안 사용되어 왔고 미국 동부 지방처럼 기후대가 비슷한 다른 곳에서도 식재되었다. 키가 큰 여러해살이풀과의 치열한 경쟁속에서도 아주 잘 살아남기 때문에 하층부 식재로 활용할 수 있다.


4월의 땅은 여전히 헐벗은 상태지만 여러해살이풀과 새풀의 새로운 싹들이 올라오는 것을 관찰할 수 있는 흥미로운 시기다.



출처: Planting: A New Perspective by Piet Oudolf & Noel Kingsbury, 식재디자인 새로운 정원을 꿈꾸며 (옮긴이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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