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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1_식물 조합(Plant Combinations): 식재 디자인의 핵심 β

최종 수정일: 2023년 12월 25일


이전 블러그에 이어...


3. 돌출형 Emergents: 줄기가 강하고 아래 쪽에 잎이 주로 나는 식물로 잎 위로 꽃무리들이 서서히 위로 드러나는 형

('돌출형'이라는 개념이 머리속에 와 닿지 않아 구글링을 했는데 아주 괜챦은 비유를 찾아냈다. 아래 이미지는 열대우림 숲의 층위다. 제일 위쪽에 노란색 동그라미를 보면 'Emergent layer'를 볼 수 있고 이는 Canopy Layer의 상위에서 위로 '툭' 쏫아있는 돌출된 모습을 보여준다)



그도 그럴것이 돌출 혹은 돋보이기 standing out 위해서 줄기는 튼튼하고 곧으며 줄기 아래쪽에서 중간 높이 쯤에 잎이 나고 그 위쪽에 꽃이 핀다. 꽃이나 씨가 없을 때는 구조적으로 그다지 돋보이지 않지만 꽃이삭이 나오면서 씨송이로 이어지는 그 모습이 허공에 부유하고 floating 있다는 느낌이 들어 비주얼적으로 드라마틱한 느낌을 준다. 즉, 꽃이나 씨송이가 잎과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어 독특하다.


3m까지 자라는 실피움속 Silphium이 좋은 예다. 버바스쿰속Verbascum이나 디기탈리스속 Digitalis은 지면 가까이에서 로제트 모양으로 나는 잎과 우뚝 솟은 견고한 꽃이삭이 특징이다. 가는 이삭 (Narrow Spires) 형태를 이루는 꽃과 씨송이는 느슨한 그룹이나 드리프트(띠무리)로 해서 반복적으로 심으면 멋진 수직적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러한 두해살이풀이나 수명이 짧은 여러해살이풀은 실재로 튼튼한 줄기를 가지고 있어서 쓰러지지 않고 견고한 구조가 되어 효과적이다.


돌출형 Emergents


더 낮은 높이의 예로는

  • 페르시카리아 비스토르타

  • 뿌리속단 Pholmis tuberosa

그리고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그룹으로 심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가까이 심으면 뒤쪽에 있는 식물의 모습을 잘 드러나게 하는 효과를 주는 식물로,

  • 대상화 Anemone x hybrida

  • 매발톱속 Aquilegia

  • 오이풀속 Sanguisorba

(하늘매발톱, 국립수목원 2020년 5월 22일 )


  • 아스트란디아속 Astrantia: 줄기 위쪽에 뚜렷한 형태의 꽃송이가 드러나지만, 꽃이 진 뒤에는 너저분해지거나 식물 간 경쟁이 심한 곳에서는 늘어지며 지란다.

  • 금불초속 Inula: 늠름해 보이지만 잘 쓰러질 수 있다. 바람이 심하게 불고. 너무 비옥한 곳에서 특히 그렇다.

꽃이 피기 전의 잎은 이른 계절에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이므로 간과해서는 안된다. 또한 잎이 줄기 아래쪽에 주로 나기 때문에 땅바닥은 가려 줘서 시각적으로도 효과가 있고 잡초가 자라는 것도 방지해 줄 수 있으므로 여러모로 쓰임이 좋다.


  • 에링기움속 Eryngium, 아칸투스속 Acanthus, 시나라속 Cynara

  • 이외에도 이러한 효과를 주는 식물은: 세팔라리아속, 엉겅퀴속, 절굿대속, 숲제라늄, 꿩의 다리속


4. 잎무더기형 Leafy Mounds: 줄기가 연약하며 아래쪽에 잎이 주로 나는 식물 (vs 줄기무더기형 Stem Mounds 아래 참조)


줄기와 잎이 배열되는 방식은 앞 블러그의 이미지 G, I와 다르지 않지만 줄기가 튼튼한 직립형이 아니고 축 늘어지거나 휘어지고 심지어는 땅바닥에 누워 자라기도 한다. 잎몸(Leaf Blade)은 줄기 아래쪽에서 수십 센티미터를 뻗어 낸 뒤에 나타난다. 잎이 무성해서 강한 인상을 주는 데 주로 경쟁이 심한 초지나 숲 가장자리 서식처에 압도적으로 많은 식물 유형이다. 아래 쥐손이풀속 H를 보면 줄기가 하나고 아주 긴 잎줄기(Leaf-Stem)를 이웃한 식물들 사이에 밀어넣고 지지대 삼아 자라서 그들이 빚어내는 환경에 따라 모양새가 달라지기 때문에 어떤 고정화된 형체가 없다고 formless 표현해도 좋다. 야생이나 식물이 빽빽하게 자라는 자연형 식재에 놀라울 정도로 유연하게(Plastic) 자란다.


식물간의 경쟁이 거의 없는 정원에서는 대부분 깔끔한 마운드형을 보이고 꽃이 진 뒤에는 대개 형태가 무너진다. 그래서 디자이너들이 기피하는 경향이 있긴 하다. 즉 구조적인 측면보다는 꽃의 색이나 흥미로운 잎을 볼거리로 더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심을수 있고 또한 꽃이 진 뒤에 하나하나 잘라주면서 돌볼 여력이 있는 정원사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이 주로 초지나 추원지대에서 새풀과 뒤섞여 자라기 때문에 새풀 중심의 저관리형 식재를 위한 식물로 잠재력이 크고 할 수 있다.

  • 식물 예: 아스트란티아속, 알케밀라속, 큰잎브루네라, 쥐손이풀속(대부분 청보라색 품종), 오리엔탈 양귀비, 풀모나리아속


5. 직립형 Uprights: 곧게 뻗은 줄기에 여러 잎이 나는 식물

늦 여름과 가을에 꽃이 피는 (Late flowering) 여러해살이풀은 대부분 키가 크고 곧게 서 있다. 줄기에 작은 잎들이 숱하게 달리는 데 주로 줄기 위쪽에 달린 잎들만 꽃이 피는 순간까지 남아있다. 이러한 직립형 식물은 몇가지 큰 장점이 있는 동시에 심각한 단점도 있는데,


장점

  • 비교적 꽃이 늦게 피기 때문에 식물의 생육기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 줄기는 구조감이 뛰어나고 대개 겨울에도 충분히 매력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존재감이 있고 겨울정원에 쓰임이 좋다.


단점

  • 줄기 아래쪽은 잎 없이 헐벗은 모습이라 보기에 안 좋을 수 있고 이 부분을 커버하기 위해서 키가 작고 촘촘하게 자라는채움식물 Filler Plants과 함께 심으면 좋다.

  • 대분분의 식물은 북미 원산 식물로 대게 프레리 서식처에 자라는 종이며, 대부분 토양이 비옥하고 경쟁이 심한 곳에서 자라는데 이러한 곳에서는 키가 곧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 아스테르속 Aster, 국화과 (예. 등골나무속 Eupatorium, 아래 이미지)

  • 투구꽃속, 터리풀속

  • 정향풀속, 흰꽃쑥, 캄파눌라 라티폴리아, 대극속, 해바라기속, 모나르다속, 참좁쌀풀속, 풀협죽도와 관련 종, 미역취속, 베르노니아속

Eupatorium maculatum


6. 떨기형 Stem Mounds: 늘어지거나 누워 자라고 여러 줄기에 잎이 나는 식물 (Arching or Procumbent, Multiple stems with stem leaves)


정원에 심는 여러해살이풀은 자세히 보면 여러 줄기에 수많은 잎이 흩어져 나지만 우리가 눈으로 인식하는 것은 전체적인 형태다. 만약 잎이 독특하다면 우리의 눈은 이들을 멋진 잎들의 덩어리로 기억할 것이다. 이러한 식물은 단독으로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지만 그룹으로 심으면 드라마틱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위에서 살펴본 잎 무더기형Leafy Mounds보다 여러줄기 multiple stems 때문에 회복력이 좋아서 더 오랜 시즌동안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디자인적 가치가 있다.


예를 들어,

  • 살비아속 (네모로사, 프라텐시스, 실베스트리스, 수페르바): 건조에 강해 내건성, 식재 시 유용하고 색도 좋지만 꽃이삭이 독특하고 반구형 무더기가 항상 단정한 모양을 유지한다.

  • 세둠속 (큰꿩의비름, 자주꿩의비름): 내건성 식물, 우산 모양 꽃송이로 모여 피며 (아래 k) 생육기 내내 단정한 모습을 유지하기 때문에 유지관리를 거의 안해도 되거나 전혀 할 필요가 없다.

  • 크기가 너무 커서 관목으로 혼동되는 식물로 눈개승마속, 아코노고논 ‘요하니스볼케’가 있는데, 밑동에서 여러 줄기가 방사형으로 뻗어 나와 촘촘한 무더기를 이루고 잎이 고르게 배치되고 이러한 무더기를 이루는 습성과 견고한 느낌 때문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 이와 반대로 크나우티아 마세도니카는 줄기가 연약하여 이웃식물에 기대어야 하는 데 그러지 못하면사방으로 뻗어나가며 번지는 습성이 있다.

  • 많은 종이 원줄기로부터 갈라져 나온 가지에 다수의 꽃송이가 달린다: 아스테르 아멜루스, 칼라민타속, 수레국화속, 대극속 (팔루스트리스, 폴리크로마), 오리가눔속, 큰잎쏙국


7. 분지형 Branching: 가지가 갈라지는 식물

일부 여러해살이풀은 가지를 내거나 혹은 곧은 원줄기에서 곁줄기가 갈라져 그 끝에 꽃이 피고, 어떤 종은 꽃이 난 지점에서 계속해서 다시 줄기가 갈리기도 하는 데 그 결과 다른 여러해살이풀과 다르게 덤불 Bushy 혹은 분지형 Branching Shape 모습을 띤다 (위의 L 이미지)


  • 줄기가 위로 곧게 자라는 식물인 경우는 부피감과 수직적 아우라가 어우러져 견고한 형태감을 주는 데 부처꽃속 식물이 대표적이다.

  • 가지가 수평/수직으로 다 뻗어 나가는 식물의 경우는 넓은 관목형 형태(Shrubby shape)를 띄는 데 밥티사이속 (밥티시아 아우스트랄리스)이 있고 회색에 가까운 단정한 잎이 여러해살이풀 중에서도 드물기 때문에 특별한 가치가 있다(Foliage perennial).

  • 위의 종들은 줄기가 아주 튼튼해서 겨울에도 무너지지 않고 꼿꼿이 설 수 있다.

  • 유포르비아 시파리시아스, 개박하속 식물은 반대로 줄기가 아주 연약하지만 오히려 그런 습성 덕분에 식재의 낮은 부분을 채우거나 땅바닥을 덮어주는데 효과적이다.

  • 페르시카리아 암플렉시카울리스도 유용한데 여름에 색을 오래 즐길 수 있고 가지를 내기 때문에 어느 앵글에서 봐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첫서리 심하게 내리면 암갈색 곤죽으로 무너져 버리니 조심할 것!


마지막으로,


8. 새풀 Grasses

새풀이나 그와 비슷한 특성의 다른 식물들 (사초속 Carex, 꿩의밥속 Luzula 맥문동속 Liriope, 맥문아재비속Ophiopogon)의 형태구성은 세 가지 연속적 단계로 쉽게 설명할 수 있다.


  • 잔디형 새풀 Turf grasses: 뗏장 sod=turf 형태를 이루는 잔디를 가르킨다. 줄기나 뿌리가 옆으로 뻗어 나가면서 빠르게 여러 개체가 서로 맞물린 매트를 형성한다. 다른 식물을 억누를 수 있으므로 잔디밭을 조성할 때는 효과적이지만 관상용으로는그다지 좋지 않다.

  • 매트형 새풀 Mat grasses: 보통 처음에 심은 몇몇 개체가 느리긴 해도 꾸준히 번져 나가 촘촘한 매트를 이룬다. 사초속Carex, 세슬레이아속 Sesleria이 대표적이며, 지피식물이나 잔디대용 식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바늘새풀 ‘칼 푀르스터’와 억새속 Miscanthus 식물처럼 ‘무더기Clumps’로 불리는 더 큰 종들도 아주 다른 규모로 매트를 이루지만, 그렇게 되려면 여러해가 걸릴 것이다. 식물이 자라는 양상은 비슷하다.

  • 총생형 새풀 Cespitose grasse: 미국에서 보통 ‘다발형 새풀 Bunch Grasses'라고 불리며 아주 촘촘한 무더기를 이루며 자란다. 일정 크기에 이르면 더 커지지 않는 편이지만 새로 나오는 싹들이 위로 올라가면 다발 Tussock을 이룬다. 아래쪽은 촘촘하고 위쪽으로 올라가면서 잎이 아치를 이루는 독특한 형태를 이루는데 디자인 시 유용한 형태다. 몰리니아 세룰레아와 스포로볼루스 헤테롤레피스가 대표적인 예다.


식물의 형태를 고려한 구조적인 측면에서 디자인적으로 효과적인 식재란? 어떤 것인지 각자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자.


출처: Planting: A New Perspective by Piet Oudolf & Noel Kingsbury, 식재디자인 새로운 정원을 꿈꾸며 (옮긴이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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