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에서의 컬러에 대한 블러그를 적고자 지난 몇 주간 이 곳에 사진과 토막 글들을 모아 두었다. 영국 Great Dixter Gardens에 있을 때 우연히 마주하게 된 Christipher Lloyd의 Color와 Royal Botanic Gardens, Kew의 북 코너에서 본 RHS Colour Companion의 캡처한 페이지들을 오랜만에 다시 펼쳐보게 되었고 Penelope Hobhouse의 Colour in your garden의 아마존 딜리버리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영국은 빅토리안 시대 (1837-1902)에 Garden Colour가 정원 디자인에 접목되기 시작하면서 꽃의 색상을 이용한 화려한 그림같은 화단 디자인이 등장하였고 그간 구조물을 세우거나 나무를 심는 것에 그쳤던 정원디자인이 아름다운 색상의 꽃을 찾는 문화로 바뀌면서 꽃시장의 규모가 엄청나게 커진다.
20세기에도 빅토리안의 컬러에 대한 집착 (Colour Obsession)은 계속 되었지만 끔직하게 쨍한 (Violently bright)컬러에서 보다 정교한 컬러로의 전이가 이루어졌고 그 중심에 빅토리아 시대의 대표적인 정원 디자이너 (원래는 화가였던) 거투르드 지킬(Gertrude Jekyll, 1843~1932)이 있다. 그녀는 400여개의 정원에 조화로운 컬러와 다양한 대비적 효과, 그라데이션 그리고 아주 대담한 컬러를 자유자재로 사용해 인상적인 작품을 남겼다.
Sissinghurst Castle Garden의 화이트 가든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Hidcote Manor는 적색 테마의 화단으로 유명하다. 여기서 Great Dixter Gardens라는 패밀리 가든의 소유주이자 가드너, 작가인 Christopher Lloyd를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는 데 때론 대담하면서도 때론 매우 섬세한 컬러들로 디자인한 화단은 딱딱한 식재 디자인의 룰을 따르지 않은 것으로도 정평이 나있다.
크리스트퍼드 로이드의 책 Color가 꽂혀 있었던 나의 책상 in Great Dixter 인근 하숙집
정원을 컬러로 디자인하는 것이란?
한마디로 말하자면, 정원이라는 공간을 물감이나 색연필 같은 미술도구가 아닌 다양한 색감을 지닌 식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고, 이것은 결국 정원 디자인과 식재 디자인이 Art Form이라는 것과 그 맥락이 닿아 있다.
한 가지 다른 점, 그리고 기억하기!
화가의 캔버스와 정원이라는 캔버스는 빛(Light)과 그림자(어둠)가 존재하는 공간임에 틀림없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새벽이든 해질녘이든 찰나의 빛을 화폭에 담기(가두기) 위해 손을 재빨리 움직여야 했고 우리는 순간적으로 포착된 색을 감상한다.
반면, 정원은 중첩된 수많은 식물들이 빛을 반사하거나 투과하면서 시시각각 예측할 수 없는 놀라운 음영를 만들어 내고 이 음영들로 인해 식물의 색상 또한 순간순간 바뀌는 터라 이들을 어떻게 조합해야 할지 그로 인해 공간의 분위기는 어떻게 연출될 것이며 우리는 그 안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 지 생각하지 않을 수 가 없다. 실로 어려운 작업인 거 같고 그래서 빛은 정원 디자이너들에게 굉장히 달콤한 유혹이면서 동시에 무거운 책임이다라고 베케 김봉찬 대표님도 말씀하셨다.
The major difference between the artists’ canvas and the garden is of course light. Blooms may appear muted at dawn, washed out at midday and rich in twilight, which adds another layer of complexity to combining colours.
Mood, direction of movement and sense of space can all bemanipulated with the careful placement and combinations of colour.
One thing is certain: more than form, texture or repetition,colour has the capacity to define the genius loci (spirit of place) in a garden.
-365 Days of Colour-
For me garden design is not just about plants, it is about
emotion, atmosphere, and a sense of contemplation.
-Piet Oudolf at Work-
빛을 세심하게 잘 디자인하면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Seasonal light and the time of day also make a huge difference to how colours appear. Backlit, the verbena takes on a whole new life. The bluey-hued pigments dominate, giving the petals a strongly saturated violet.
-365 Days of Colour-
(왼쪽부터) 호아킨 소로야(Joaquin Sorolla, 스페인 빛의 거장) 화집, Sewing the sail (1896), 그의 정원
빛의 색: 오전에는 Cool한 색들이 지배적이고 오후와 저녁으로 갈수록 Warm한 색들로 가득하다
따듯한 색감으로 가득한 해질 녁의 Kew Road, 2019년
색에 관한 몇몇 개념들
채도(Saturation)가 높으면 쨍한 (Vivid) 느낌, 채도가 낮으면 탁한 (Pastel) 느낌
Hue: 색, 단색이든 혼합색이든 영어로 Hue라고 한다. 즉, Colour!
Value(Tone): 우리가 흔히 얼굴 톤이 밝다(lightness), 어둡다(darkness)라고 말할 때의 그 톤이며, 이 두 단어를 합쳐 Tonal Value라고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명암의 다양한 정도를 말하며 이 Tonal Value를 효과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원근감과 깊이감을 줄 수 있다.
Tint (그라데이션): 원색에 화이트를 섞어서 연하게 만들 수 있다.
Shade: 원색에 검은 색을 섞어서 탁하게 만들 수 있다.
RHS(영국왕립원예협회) 컬러 차트
The colour wheel stops a long way short of showing every colour grouping or pairing possibility. Grey, for example, in its many shades looks smashing with oranges
but the wheel doesn’t highlight this.
Warm colours make a planting appear to come close and see attention whilecold colours tend to have a receding and caming effect. Depending on the message you want to communicate across a garden, colours can be combined with very little or very strong contrast.
-365 Days of Colour-
컬러 디자인을 위한 몇가지 포뮬러:
1. 단색 조합 (Monochromatic Combinations)
분명히 통일감은 있지만 단조롭고 지루할 수 있으므로 형태와 질감으로 대비감을 줘서 흥미를 유발할 것!
블루와 그린, 퍼플의 낮은 톤이 차분한 느낌을 준다.
기분을 업 시키는 밝은 노란색
2. 유사색 조합 (Analogous Combinations)
색상환에서 이웃하는 색상들과의 조합 (예. red-orange, orange and yellow-orange)으로 (대담하다기 보다는)조화로운 구성이며 그래서 안전한 베팅이다. 어떤 한 컬러가 지배적이거나 독보적이지 않다. 튀는 컬러가 없다.
다소 차분하며 편안한 컬러 페어링: 캄파눌라와 샐비어
3. 높은 채도의 컬러 조합 (Saturated Combinations)
채도 100%의 순 색상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드라마틱하고 눈에 띄는 구성이 될 수 있지만 시각적으로 압도적일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빅토리안 시대의 화단이 그 예로 끔직하게 쨍한 (Violently bright)컬러로 머리가 어질어질 할 수 도 있다.
강렬한 컬러들이 서로 강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
4. 중성적 컬러의 조합 (Neutral Combinations)
색상환 중심부로 갈수록 원래의 색상보다 다소 밝고 가벼운 Shades와 Tints들을 볼 수 있고 이들을 원색에서 워시 오프된 파스텔 버전이라고 한다.이러한 파스텔톤의 색들로 특정 색상이 장면을 지배하지 않고 쉽게 조화를 이루는 중성적 컬러 조합을 만들 수 있다. 즉, 빨간색은 연한 분홍색이 되고, 녹색은 녹색 색조를 띤 흰색이 된다.
특정 Shades나 Tints가 지배적이지 않은 연한 파스텔 조합
5. 대비/보색 조합 (Contrasting/Complimentary Combinations)
색상환에서 반대쪽에 있는 컬러들의 페어링으로 (보라+옐로우, 그린+레드, 오렌지+블루) 풍부하고 에너지가 넘치며 극적인 드라마 연출이 가능하다.
보색대비로 인해 매우 생동감있는 페어링
6. 삼색조합 (TRIADIC COMBINATIONS)
플로리스트들이 많이 사용하는 기법으로 색상환에서 3칸 띄어서 위치한 색상을 가져와 함께 배치한다. 아주 복잡한 색상 조합을 만들 수 있고 종종 한 가지 색상이 지배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Blue-green, Yellow-orange, Red --violet 을 함께 사용하면 효과가 좋지만 빨간색이 지배적이다.
삼색조합
7. 작은 정원을 깊이감 있게
규모가 작은 정원을 크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 시각적 일루전을 만드는 방법으로 잎의 다양한 컬러를 이용해 명암을 만들어 공간에 깊이감을 줄 수 있다.
초록색이 지배적인 공간에 어두운 자주색으로 깊이감을 준다.
입체감이 없음(왼쪽) VS 왼쪽보다 진한 배경색으로 입체감을 연출
8. 거트루트 지킬(Gertrude Jekyll)이 사용한 컬러 아이디어
The Bezold effect is an optical illusion
Dotting silver-leaved shrubs through a planting lightens the overall effect and causes the existing colours to feel lighter and paler. Conversely, adding a dark foliage plant enhances the existing richer shades, making them appear more saturated (intense).
Silver-leaved shrubs through a planting lightens the overall effect and
causes the existing colours to feel lighter and paler
Adding a dark foliage plant enhances the existing richer shades,
making them appear more saturated (intense).
The idea of optical mixing: A principle identified by artists of the impressionist era.Put simply, small yellow and blue dots on a canvas converge at a distance and read to our eye as green. Jekyll played with this idea to ease colour transitions and unify schemes.
Colours close up appear intense, often saturated and bright, but colours further from the viewer become less saturated and dulled. Artists use this technique to add depth to paintings and it can be used in the garden, too.
Pale blues, greens and violets recess into the landscape and can appear further away than they really are. Conversely, bold reds, oranges and yellows jump out and appear closer. By placing ‘bolds’ close to the viewer and ‘pales’ in the distance it is possible to create an artificial sense of depth and space.
Bold reds jump out and appear closer VS Pale blues and greensrecess
It’s also possible to direct the eye – and the foot – with the use of colour. Evergreen yellow plants dotted through a garden cause the eye to dart between the colour blocks in a zig-zag manner, adding to the overall sense of space. This technique works for movement, too, as the yellow draws viewers to it and therefore through the garden.
The illusion of distance with colors: Artists use cooler colors with grays to gain atmospheric perspective and suggest distance. In this example, the foreground colors are warmer than the background ones.
9. 컬러 분석해 보기
10. 식재 디자인에서의 식재 무드보드와 컬러 팔레트
위에서 제시한 여러 색상 조합 방법에서 어떤 카테고리에 들어가는지, 어떤 무드를 느낄 수 있는 지 한번 생각해 보자.
마지막으로, 다양한 컬러 이론과 공식들은 색상 조합을 만들 때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 주긴 하지만 BBC 가드너즈 월드 프로그램의 호스트가 어느 한 정원을 방문하면서 했던 말처럼 It is nothing to do with academic colour wheel and what goes with what. It's much more intuitive than that. 이러한 경지까지 오르길 바라면서 저의 스승인 Andrew Duff 선생님이 추천하신 책 Chroma를 소개합니다.
참고: 365 Days of Colour In Your Garden(Nick Bailey), RHS Colour Companion, 위키피디아, 네이버 블로그, BBC 가드너즈 월드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