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Ep 1. 정원치유 프로그램 1회기, '어서와요, 소중한 당신'

2024년 8월, 무더운 여름 사회적경제SE브릿지 공모전을 시작으로 장소를 찾고 정원치유 프로그램 활동지인 정원을 준비하기 까지 거의 9개월에 가까운 시간을 오늘을 위해 애썼던 것 같습니다. 드디어 어르신들과의 16회기 여정이 시작되었고 이곳으로 여러분도 곧 초대하기를 바랍니다.

(첫 1회기 만남)

• 일시: 2025년 5월 13일(화) 9:30-11:30

• 랩걸: 이혜숙 & 김규리 (이이장), 송진희 외 1명 (부산기장군치매안심센터)

• 코-크리에이터: 인지저하 어르신 10명

• 리빙랩실: 기장군치매안심센터 테라스 정원 (3층)

• 이 모든 것을 가능게 해 준 우리의 파트너: 부산기장군치매안심센터, 한국에자이, 디멘시아랩(디랩, 한국리빙랩네트워크), 나우(나를 있게 하는 우리)

나우 정원사들의 정원치유 프로그램 첫 날, 다소 미풍이 불긴 했지만 더할 나위 없이 화창한 봄날이었습니다. 9:30분에 맞춰 하나둘씩 모여든 어르신들, 반갑습니다!

첫날은 서로를 좀 더 알아가고 장기기억을 서랍장에서 꺼내 보고자 추억의 사진을 가지고 와서 서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도 더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오랜만에 앨범을 뒤져 유치원 사진, 대학 졸업사진 등 몇 장의 사진을 가져와 다시 한번 인사드렸네요.

이종세 어르신은 사진전을 해도 될 만큼 많은 사진을 가지고 오셨는데요, 그 중 월남전 파견 흑백사진에는 무전병이었기에 통신장비를 메고 계시는 것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어르신들의 옛 사진 모음

과거의 내가 지금의 우리를 만나는 시간

리모델링된 정원 투어를 하기 전 잠시 입구에 준비된 환영간판을 같이 바라보았습니다. 어르신들을 환영하는 마음에 정원이라는 공간이 낯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보태서 지난 4월 사전 인터뷰할 때 받은 어르신들의 '나우' 손글씨를 간판에 넣어 디자인하였고 마침 이영택 어르신이 자신의 손글씨를 알아보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어서와요, 소중한 당신

어르신들과 함께 우리 모두를 위한 정원을 뚝딱뚝딱 만들고 있습니다.

누구든 편하게 잠시 쉬었다 가세요!

정원으로 나와서 식물과 인사를 합니다.

밥티시아의 노란색 꽃에 이끌려 본능적으로 향을 맡아보는 이종세 어르신 (실은 향이 없지만요!)

허브 프렌치 라벤더의 향을 더 가까이 이영택 어르신

별 모양 꽃과 자스민의 향을 만져보는 송옥선 어르신

오감 중 특히 후각은 감정을 저장하는 편도체,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경로를 가지고 있어 후각 관련 식물로 프로그램을 다수 구성하여 향기로운 식물의 냄새를 즐김으로써 자연스럽게 인지능력에도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하지만 만약 후각 능력을 상실했다면 시각과 촉각 등 다른 감각에 더 의존하게 될 테니 좀 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구요.

자 이제 정원을 공개합니다. 5월 8일, 3명의 어르신이 코-페인터로 참여하셔서 도색한 정원이 짠~이렇게 완성되었습니다.

리모델링 전의 정원 모습과 우리의 코-페인터들

Rocky mountain blue (파란색), New lime (라임색), Vermilion (적색), Gypsy rose (핑크)으로 도색된 정원

2명씩 짝을 맺고 앞으로 가꾸어 나갈 화단을 배정한 후 기념촬영

무릎 수술에 허리 통증에 앉았다 일어나기가 쉽지 않은 어르신들이 정원생활을 더 편히 즐길 수 있도록 가드닝 툴과 앞치마, 장갑 그리고 정원기록 일기장과 펜을 한꺼번에 보관할 수 있는 접이식 가방이 달린 스툴을 선물로 준비하였습니다. 정원기록 일기장은 정원사 답게 날씨와 온도, 습도를 기록하고 16번의 정원생활의 추억을 기록하는 저장고로 규리 디자이너가 찍어주는 감성가득 인스턴트 사진을 붙이기도 하구요.

무릎이 아프 신 어르신들이 정원 생활을 편히 즐길수 있도록 접이식 가방이 달린 가드닝 스툴을 준비하였습니다.

나우 정원치유 모임, 정원사의 추억 일기장 쓰기

오늘은 첫 모임이기도 해서 식물을 심기보다는 가볍게 여러해살이 허브와 한해/두해살이 식물의 씨앗을 파종하였습니다. 각자 파종하고 싶은 씨앗을 고른 후, 포근한 이부자리가 될 흙을 채우고 씨앗을 심습니다. 가벼운 씨앗들은 바람에 날라가지 않도록 살포시 흙을 스프레이 해 줍니다. 그리고 씨앗이 튕겨나가지 않도록 조심히 물 주기! 물, 온도, 습도, 산소의 조건을 갖춰도 발아율은 장담할 수 없으니 한번 지켜볼 일 입니다. 제발 쑥쑥 싹이 터서 어르신들을 실망시키지 않길!!!

씨앗을 고르고 파종하기

물주기와 통풍 두껑 끼우기

해바라기, 한련화, 한련화, 노랑 코스모스

미니 파종 온실

어느덧 정신없이 2시간의 랩타임이 흘러갈 무렵, 이제 오늘 나우 정원사들의 첫 모임을 마무리 합니다. 정원사의 일기장을 펼쳐들고 생각을 남겨 볼까요!

'오늘은 참 즐거운 날이다.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정말 즐거운 날이다. 평생...우리 예쁜 선생님과...'

'상추(씨앗)를 심었습니다. 그래서 기분이 참 좋습니다. 바람이 불어서 조금 쏟았습니다'

사진으로 어르신들의 일기장을 훔쳐보니 좀 많이 아쉬워서 다음 만남에서 한번 보여달라고 할 참입니다. ㅎㅎ

첫 시간이라 긴장도 하고 준비물도 모자라고 바람은 불고 어르신들은 정신없고...하지만 오늘 덕분에 저도 오랜만에 씨앗도 심고 즐거습니다. 건강히 계시다 다음주에 또 뵙겠습니다!

** 나를 있게 하는 우리 모두의 정원을 함께 만들어 가는 16번의 만남, 스토리를 팔로우 하세요.

매주 목요일 포스팅 됩니다 **

어르신들과 함께 만들어 갈 정원은 이렇게 또 쓸모를 다하고 있습니다. 누구든 편히 오셔서 쉬었다 가세요 :)